9월 1일 개강하여 맞는 첫 주말이다. 다른 학교들은 8월 말에 개강하던데, 이상하게 우리 학교는 목요일에 개강하였다. 덕분에 이번학기 학사 일정도 애매하게 꼬이겠다. 학교 본부가 하는 게 다 그렇지... 여튼 마음에 안든다.

이번학기 수업은 달랑 2개. 그것도 목요일 저녁금요일 오후에다가 실험과목들. 도대체 휴학생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이다. 벌써부터 이번학기는 상당히 심심할 꺼라는 예상이 팍팍 들기 시작한다. 쩝...

일단 개강했으니, 항상 그렇듯이 이번에도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성실히 그리고 꾸준히 음주하면서 공부할 것이다.


이번에 수강신청한 과목들은 1학기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라는 임베디드를 가장한 응용 프로그램 실습 과목의 연장선에 있는 과목들이다. 두 과목 다 팀단위로 실험이 진행되는데, 이상하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를 원하는(?) 인간들이 많았다. 뭐... 내 성격이나 인간성때문에 원하는 거 같지도 않고, 능력때문은 더더욱 아닌 거 같고...

예상컨대, 1학기 컴퓨터 시뮬레이션때 보여준 나의 근성이 원인인 듯하다. 근성이라기 보다는 내 모토 중 하나인,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될때까지 한다!"를 1학기때 부르짖으며 한달동안 자취방에 들어가지 않고 실험실에서 식음을 전폐한 채 실험에 매달린 적이 있었다. 아마도 그 때의 모습을 보고 크게 감명받은 몇몇 인간들이 나와 같은 팀을 하자고 한 듯하다.

덕분에 몸값이 상당히 올라갔다. 한 과목(이 과목은 1팀당 4명이다)은 메인보드와 CPU, 그래픽 카드를 싸게 넘긴다는 hasm군의 말에 넘어가 빽가구와 젤리군, 그리고 로맨틱군의 제의를 거절하고, 세나와 곰세마리라는 팀에 합류하게 되었고, 나머지 한 과목(이 과목은 1팀당 2명이다.)은 내가 프리랜서를 외치며 1인 1팀을 하겠다고 선언했으나, 빽가구와 젤리군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가운데, 결국 나를 포함한 3명이서 가위바위보로 승자 마음대로 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결과는 젤리군의 승리! 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도살장에 개 끌려가듯이 젤리군의 팀에 합류하게 됐다. 쩝. 솔직한 심정으로 귀찮으니까 랜덤으로 팀을 정했으면 했다. 4학년에 아직 잘 모르는 학우들이 많으니까...

두과목 다 팀 구성을 보아하니... 마지막 학기인 이번 학기도 시끌벅적하게 지내게 되었다. 이번학기는 며칠동안 자취방에 안들어오려나 ㅡㅡ;
이번 학기에는 실험실 연속 200시간에 도전할 지도 모르겠다. 1학기 때는 120시간을 성공했었다. 그때의 별명이 실험실 관리자 혹은 실험실에 사는 귀신이였다.

p.s 아침 6시에 연구실에서 복귀했는데, 룸메이트라고 하는 두 놈 다 없다. 도대체 어디간거야? 함부로 외박이나 하고... 오늘부터는 통금시간과 점호를 만들어 철저하게 관리해야겠다. (나도 관리 좀...)

p.s2 막상 개강하고 나니 심심해서 계획을 바꿨다. 이번학기는 폐인처럼 살아보려고 했는데, 모처럼 정상 생활로 돌아가기로 했다. 밤을 샐 이유가 없어졌기때문이다.
Posted by xHu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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