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의 책 대여점이 폐업하는 관계로 간만에 L군과 대여점을 들려 큰마음 먹고 만화책을 100여권 질러버렸다.

만화방에 자주 다녔던 사람들은 한번쯤 들어봤을, 아다치 미츠루 작가의 H2, 토루 후지사와 작가의 상남 2인조를 업어왔다. 개인적으로 H1(터치), 러프, 반항하지마(GTO)를 몽땅 쓸어버리고 싶었지만, H1, 러프는 너무 오래되어 없었고, 반항하지마는 이빨이 너무 빠져서 아쉽게도 포기했다.

그다지 책에 대한 평가하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간단하게 리뷰해보고 싶어졌다. 말그대로 간단하게...

H2(전 34권)
누구나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를 처음 보면 말한다. 캐릭터가 모두 똑같아 보인다고... 너무 대충 그리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다치 미츠루의 매력은 그 간결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간결함이 오히려 스포츠 만화에 잘 맞지 않는가?

캐릭터의 간결함에 비해 (어시스턴트들이 노가다로 그리는지 모르겠지만...)섬세한 배경은 어느 만화에서도 보지 못했었다. (아... 곤이 있었군... 곤은 예외.)

H2 역시, 이런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다.
스토리도 깔끔하고도 즐겁게 이끌어 낸다. 아다치 미츠루 특유의 말장난 개그와 므흣한 서비스 컷도 곁들여서 말이다.



상남 2인조(전 31권)
안정된 일관된 그림체를 보여주는 H2에 비해, 상남 2인조의 초반 그림체는 슬램덩크 초반 작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림체가 안정되어 가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때 완성된 그림체가 이후 GTO에 반영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솔직히 초반 용이의 상대역이었던 아유미가 후반부에 나올때는 상당한 미인(?)으로 나온다.

청소년 시절, 성에 대한 호기심과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심을 B급 개그, 폭력과 함께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남성 관점의 만화라고 말하고 싶다. 여성분들은 간혹 거부감을 느낄지도...



그럼 간단하게 비교해보자.

먼저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1. 한창 호기심과 반항기가 많은 고교시절을 그리고 있다.
2. 두 주인공의 우정 스토리다.
3. 완결편은 또다른 시작을 암시하면서, 여운을 남긴다.

차이점을 들어본다면...
1. H2는 반항적인 고교시절보다는 각자의 목표(사랑, 우정)를 향해 달려가는 고교시절이 그려져 있으며,
    반면에, 상남 2인조는 처음부터 끝까지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과 독립하려 몸부림치는 청소년 시절을 그리고 있다.

2. H2는 폭력, 섹스 등 터부시되는 부분을 피해가는 나름 건전 만화(스포츠 만화라서 그럴지도...)이며
    이에 반해, 상남 2인조는 고교시절에 한번쯤 상상하는 섹스, 폭력을 보여주는 19금 만화다.


나에겐...
고교시절을 정반대로 그리고 있는 두 만화는, 이제 31살로 접어든, 나에게 이전에 읽었을 때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떤 삶이 옳은가, 어떤 삶이 나쁜가를 떠나서, 난 그 나이에 무언가에 빠져서 살았던 적이 있었던가...
입시 공부말고 무엇을 해보고 살았는가...

라는 반문을 해보게 된다. (결론은, 일제고사 반대... 응? ㅡㅡ)


끝으로...
어린 시절로 돌아가 하루종일 만화책을 보며 즐겨보자. 일어나서 만화책 보고, 보다가 잠들고, 읽어나서 또 보고...
우리가 놓쳤던 어린 시절을 그리면서...

p.s 또다른 공통점과 차이점은 뭐가 있을까?
Posted by xHu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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